오늘은 은밀한 JOB담이 아니라 진지한 JOB담이다.
사내에서 내 포지션, 정확하게는 직무에 관한 이야기다.
에디터라는 직업에 대해서, 콘텐츠 대행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혹은 (주)달콘텐츠라는 회사가 궁금하다면 주목하길 바란다. |
|
|
나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부터 지금까지 줄곧 출판 편집 관련 업무만을 해왔다. 출판사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고, 중간에 광고대행사로 이직했다.
출판사와 대행사는 엄연히 다르지만 그 안에서 내 포지션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행사에서도 각종 단행본, 편집 광고물, 정기간행물 등을 기획·제작하며 출판 업무를 전담했다. 지금은 (주)달콘텐츠라는 천안 소재의 중소 대행사에서 공공기관 간행물 출판사업을 주로 맡고 있다.
에디터는 텍스트에만 몰입하는 직업이 아니다. 한 권을 발행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 관리하는 PM이기도 하다. 특히, 대행사에선 더욱 그러하다. 글쓰기는 기본. 교정교열과 윤문, 기획, 취재, 영업,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일정 관리 등등 에디터가 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폭넓다. 내 직업을 '편집자'보다 넓은 의미의 뉘앙스가 있는 '에디터'라 소개한 이유다.
출판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출판 에디터가 해야 할 일'에 대해 몇 가지 간단하게 소개하겠다. 참고로 어디까지나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했으면 한다. 스스로 어떻게 업무 포지션을 구축했는지, 업무 스타일은 어떤지에 따라 같은 직업이라도 경험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출판사보다는 대행사 경험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도 참고했으면 좋겠다. |
|
|
에디터는 주로 어떤 일들을 할까?
✅ 기획
출판사에서는 보통 원고를 투고 받아 선별해 출판을 진행한다. 경우에 따라 기획원고를 작가에게 청탁하기도 한다. 반면, 대행사 운영 구조는 출판사보다 의존적인 편이다. 출판사처럼 원고가 수시로 들어오거나, 자체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이 드물다. 외부에서 사업을 따와야 한다. 기본적으론 경쟁입찰을 통해 출판사업을 수주하곤 하는데, 타 대행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과정을 거쳐 일거리와 예산을 확보한다. 이때 에디터가 사업을 총괄하는 PM으로 나선다면 제안서 작성과 프레젠테이션까지 진행해야 한다. 따라서 PM 에디터는 기획력과 경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수의계약*이나 영업을 노린다 해도 클라이언트를 사로잡기 위한 기획은 반드시 필요하다.
* 수의계약: 경쟁 과정 없이 클라이언트가 대행사를 직접 선택해 계약을 맺는 형식
✅ 글쓰기
에디터 스스로가 작가가 되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 역시 대행사의 경우 더 그렇다. 외주 작가에게 맡길 순 있지만 우리 회사는 에디터들끼리 분담해 원고를 작성하는 일이 많다. 기간이나 인력 등 여력이 안 될 경우에 외주 작가에게 일부 도움을 받는 식으로 업무를 진행한다. 가장 큰 이유는 작가가 만족하는 글이 아닌 클라이언트가 만족하는 글을 써야 하기 때문.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클라이언트 성향과 사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에디터가 메인작가로 나서는 편이 시간 로스를 줄이면서도 퀄리티를 높이는 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자칫, 방향에 어긋날 경우 새로 작성해야 하거나, 고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수가 있다.
✅ 취재
공공기관에서 발행하는 매거진이나 사례집 등의 경우 취재 원고가 정말 많다. 총 분량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행물과 콘텐츠 특성에 따라 취재 방식이 천차만별인데(명소나 맛집 취재는 그야말로 꿀이다), 인물 인터뷰가 가장 보편적이다. 이때 취재 1건에 섭외안 마련-인터뷰이 컨택-사전 조사-질의서 작성-인터뷰 진행-녹취록 작성-원고 각색-수정 및 컨펌까지의 업무가 수반된다. 나는 시간과 공수가 많이 드는 취재원고가 전문적인 지식을 다루는 원고보다도 까다롭다고 생각한다.
✅ 소통
모든 책은 소통의 산물이고, 에디터는 소통창구다. 책 한 권을 만드는 데 작가,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인쇄소 등 여러 사람을 거친다. 각각의 니즈를 전달하고, 절충하고, 확정하는 역할을 에디터가 해야 한다. 신속하고 수월한 업무 진행을 위해선 의견의 우선순위를 매길 필요가 있다. 나의 경우 출판사에선 '작가', 대행사에선 '클라이언트'의 목소리를 1순위로 두며 소통했다. 다만, 1순위로 두었다고 무조건적으로 모든 걸 수용해선 안 된다. 에디터의 판단 하에 무리한 요청이라면 타협안을 제시하고, 융통성을 발휘해 설득할 줄도 알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타협 불가능한 경우도 꽤나 많지만, 그래도 시도는 할 수 있는 배짱이 필요하다. |
|
|
지금까지 에디터 직무에 국한해 설명했지만 현재 회사에는 에디터를 포함해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영상제작자, 행정전담자가 각자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며 콘텐츠를 함께 일군다. 각각 포지션이 맡은 직무에 대해서도 기회가 될 때 한 번씩 설명하도록 하겠다.
앞으로는 재미있는 JOB담과 진지한 일 이야기를 병행할 예정이다. 기회가 된다면 협업관계에 있는 클라이언트나 문화예술가들과의 잡담도 다루고 싶은데, 각자 하는 일에 대한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공유하고자 한다.
그러니까 관심 있는 분들 연락주세요. 일 얘기 한잔해요.
출처: https://brunch.co.kr/@mediam/5 (본인 블로그 글 발췌)
↓↓↓↓↓↓↓우리 회사를 소개합니다↓↓↓↓↓↓ |
|
|
(주)달콘텐츠
1️⃣ 공공기관 콘텐츠 제작 대행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콘텐츠 사업들을 대신 굴리는 대행사다. 간행물과 영상 제작을 메인으로 한다. 포스터, 브로슈어, 리플렛, 카드뉴스, 현수막, 짤막영상 등의 소소한 의뢰들도 업무 무리 없는 선에서 진행한다. 대표님을 포함해 창립멤버들은 줄곧 기관 클라이언트들과 협업해왔다. 제일 잘 알고 잘 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2️⃣ 외주 없이 OK
우리 정도 규모의 중소 대행사는 대부분 기술자만 두는 경우가 다반사다. 편집물 파트에서는 디자이너만, 영상 파트에서는 PD만 있을 때가 많다. 우리 회사는 기술자들의 손에 머리를 붙여준다. 기획자(에디터)가 있어 기술자(디자이너, PD)들의 기획 고민을 덜고, 취재와 집필까지 내부에서 처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포토그래퍼와 행정가 포지션도 있어 아주 완벽하진 않지만 여타에 비해 분업이 꽤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3️⃣ 젊은이들의 열쩡! 열쩡! 열쩡!
대표님 포함 전원 20~30대다. 꽤 참신하고 트렌디한 감각을 가졌다고 자부한다. 기관 측에서 원한다면 보수적인 취향(?)을 중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원들 전부 커리어에 욕심 많을 나이대라 다들 성실하고 열정적이다. 그렇다고 노련한 맛이 없을 거라고 단정짓지 않았으면 한다. 중추 역할을 하는 멤버들은 직책에 비해 어리긴 해도 일찍부터 한 우물만 파서 10년 언저리는 이 일을 해왔으니.
(고객님들 필요하면 연락 많이 주세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