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귀동냥꾼’이라고 하겠다. 콘텐츠 대행사에 근무하는 N년차 에디터.
회사 내에서 고인물로 통하며 위아래할 것 없이 친한 척하는 오지라퍼다.
사내 정보에 대해서는 빠삭할 수밖에 없다. 종종 발생하는 논쟁은 특히나 관심사다.
일(JOB) 아닌 일에 끼어들기 귀찮아 사사로운 설전엔 한발 빼고 듣기만 하는
(얄미운) 타입인데, 요거 일로 만들면 재밌겠다.
뜬구름 잡는 탁상공론, 일하는 척 엿들은 승강이, 클라이언트와의 사담,
MZ 신입들의 고민, 고인물들의 고충 등
직장 내 흔한 잡담들을 줍줍해 알짜정보와 버무려 썰로 풀겠다.
가능한 읽는 이의 JOB과 인사이트에 도움 줄 수 있는 방향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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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독 유난하게 구는 게 있다. 예를 들면, 모니터 틈새 같은 거다. 회사에서 듀얼 모니터를 쓰는데, 두 개 사이가 벌어져 있는 걸 못 참는다. 엄밀히 따지면 그새로 사람이 보이는 걸 못 참는다. 어쩌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커튼 치듯 모니터를 황급히 오므린다.
사람이 불편한 건 아니고 상황이 불편하다. 멋쩍다고 해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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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러가 말하는 예민한 사람 특
* 보기와 달리 예민한 1인으로서 예민러에 대한 오해를 좀 짚고 넘어가겠다.
1. 절대 물지 않아요, 사실 젠틀맨이거든
간혹 무례한 걸 예민하다고 치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억측이다.
예민한 건 타인 민감성이 높은 거다. 내가 싫은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결코 하지 않는다.
2. 참을 인 심장에 문신 새김
따지는 게 많은 건 사실이다. 사람이든 뭐든 평가 기준이 높아서 성에 안 차는 것도, 맘에 안 드는 것도 꽤 많다. 이럴 때 사고 프로세스는 대략 이러하다.
(이해 시도)그럴 수 있지, (이해 불가)아니. (짜증)왜 저래 진짜. (해탈)그럴 수 있지. 무한 반복. 😭
3. 기빨린단 말예요, 혼자 있게 해주세요
위와 같은 이유들로 차라리 혼자인 게 편하다.
타인을 향한 촉수가 발달되어 저절로 주변 눈치 많이 보는 타입. 그러니 아무도 신경 안 쓰려면 일단 사람이 없어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은 너무 소중하고 반드시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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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고 물으면, 원래 그런 성향이다. 결혼 전까지 층고 높은 벙커침대를 고수했다. 사다리 타고 올라가면 침대 밖에서 내가 안 보였다. 그 침대 엄마가 진짜 싫어했다. 학창시절 땐 시험기간마다 다니는 독서실에서 꼭 맨 구석 자리를 고집했다. 그러고도 옆 좌석과 맞붙은 책상 벽면에 두꺼운 종이를 길게 덧댔다. 사적 영역은 여건 되는 한 사방팔방 막아 철옹성을 친 거다. 진짜 유난이지.
오해할까봐 덧붙이는데, 인성 문제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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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를 위한 책 추천
문유석, <개인주의자 선언>
몇 년 전 처음 읽었을 땐 세상 혼자 사나, 하는 비뚤한 마음이 들어 책장을 금방 덮었는데 최근에 다시 읽으니 너무 공감 가더라. 사회생활 짬과 인간관계 피로도는 비례하게 누적된다. 나를 지키며 사회 일원으로 살아가는 방식, 한 장 한 장 고개 끄덕이며 읽었다.
👉 책 보러 가기
보후밀 흐라발, <너무 시끄러운 고독>
폐지를 압축하며 연명하는 외로운 몽상가의 속내를 옮긴 장편소설이다. 산업혁명 이후 주인공은 인간 상실 시대를 고독하고 지독하게 비판한다. 주인공의 처지를 동정하다가도 때때로 그의 고독함이 낭만적이라고 느끼기도 했는데. 소설보다 더 진보한 디지털 문명의 오늘날, 우리는 고독마저 잃었기 때문 아닐까.
👉 책 보러 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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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회사 자리도 독서실 다닐 때 고집하던 자리와 비슷했다. 심지어 뒤편도 회의실 벽으로 막혀 구석 중에 구석.
내 왼쪽에 안 대리, 맞은편은 김 사원 자리였다.(나 포함 셋 다 기획팀) 안 대리도 본인 영역이 확실한 편이라 옆자리 신경 쓸 일은 없었다. 모니터 단속을 꽤 철저히 했기에 맞은편 김 사원과도 눈 맞을(?) 일 없었다.
그렇게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인력이 충원되며 민족대이동 시즌이 찾아왔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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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던 김 사원 옆자리에 내가, 내 자리에 오 팀장이 앉게 됐다.
둘이 사선으로 마주본 배치다. 정리 끝내고 자리에 딱 앉았는데. 아, 웬걸. 사선 방향으로 시선이 뻥 뚫렸다. 과장 보태서 오 팀장이 바로 내 코앞에 앉아있는 기분이었다. 그게 너무 신경 쓰여 주변 팀원들에게 나의 철벽증을 토로하며 하소연했다. 내 얘기가 끝나자 안 대리가 툭하고 한마디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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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 저랑 김 사원 그렇게 쭉 지냈어요.” 그랬다. 그동안 나 혼자만 평화로웠던 거다. 앉아보니 알겠더라. 그냥 마주보고 있는 수준. 그동안 흐린 눈으로 일하느라 고단했겠지. 옳다구나, 내가 가림막 설치를 제안하니 생각 비슷한 안 대리는 무조건 찬성. 무던한 김 사원은 노상관이라는 입장. 평소 탁 트인 공간을 좋아하는 오 팀장이 살짝 난색이었는데, 안 대리의 단호한 찬성표 덕에 스무스하게 제안은 먹혀들었다. 나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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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흐린 눈뜨는 순간
포토샵 할 수 있냐고 물어볼 때 😧
에이전시 다니는 사람이면 공감할 거다.
오케이 하는 순간, 앞으로 잔잔바리 디자인 잡무는 당신 몫. 할 줄 알아도 흐린 눈 뜨고 일단 모르쇠 시전하는 게 상책일 수도.
회식자리, 대표님 옆자리에 아무도 안 앉을 때 🤫
외딴 섬처럼 외로워 보여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주니어들의 심정, 솔직히 이해한다.
대표님, 상심 마셔요. 내가 친구가 되어줄랑게.(말은 이래도 우리 대표님 핵인싸다. 조 대표님 최고, 만만쉐이.)
회의시간 멍 때리는데 갑자기 의견 말하라고 할 때 😳
‘이따 저녁에 뭐 먹지’ 생각하는데 별안간 질문 공격에 깜놀한 적 있다. 짜장면이라고 말할 뻔. 그럴 땐 그까이꺼 대충 “아, 좋은데요.” “동의합니다.” 정도로 둘러대면 된다.
그러니까 집중력 떨어지기 전에 회의는 싸게싸게 하자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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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뭇잎 캐노피, 본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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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실 실사. 갬성 따위 개나 줘버린 터프걸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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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가림막은 오 팀장이 고르는 걸로 타협했는데, 본인처럼 귀염뽀짝한 나뭇잎 모양을 시켰다. 네이버 직원들이 쓰는 거고 귀엽고 뭐 다 좋긴 한데 안타깝게도 제 기능을 못했다. 잎자루를 확 구부려야 그나마 가려지는데, 각이 안 나오더라. 곧게 펴 꽂아야 사용 가능. 사람 가리자고 산 건데 애꿎은 천정만 가렸다. 뭔 토토로 우산도 아니고. 예쁜 쓰레기랄까.(순전히 우리 입장에서) 후일담인데 그게 알고 보니 조명 가리개라더라. 천장 형광등 빛을 걸러 눈 피로도를 더는 용도란다. 사무실용 캐노피였던 것.
무튼, 안 되면 되게 해야지, 어떡해. 우리는 아득바득 책상과 책상 사이에 거대한 나뭇잎을 모로 눕혀 꽂아버렸다. 박력 넘치는 인간들. 심미보다 실리를 좇는 중소기업의 참 직원들이다.
버리고 새 거 사느니 잘한 거다, 암. 그렇죠, 대표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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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천안 프라이빗 공간
점심시간 혼밥러를 위한 🍜
뜸들이다
덮밥집이다. 천안에는 불당동과 성정동 두 곳에 있는데, 성정점에 몇 번 가봤다. 맛도 맛인데 담음새가 소담하고 정성스러워서 선물 받는 기분이다. 개인적으로 어깨살간장덮밥을 가장 맛있게 먹었다. 맛있는 장조림에 밥 비벼먹는 맛. 아주 대단하진 않지만 집밥 생각나서 좋다. 아보카도랑 명란 올라간 도란도란 덮밥도 맛있다고 한다. 여기 음식과 인테리어 모두 정갈해서 어쩐지 혼자서도 조신하게 먹게 된다.
(불당점)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21로 67-12 퍼스트프라자 114호
(성정점)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서부4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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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혼술러를 위한 🍺
찬찬주야식당
업무 소강되면 가보려고 벼르는 곳이다. 2인 테이블 6석, 혼자 앉는 다찌 5석이 있는데 단체석 없는 게 너무 좋다. 집 가서 술 마시긴 적적하고 밖에서 먹자니 혼자라 눈치 보일 때 여기서 가볍게 하이볼 한잔 하고 들어가면 딱일 듯. 대표메뉴는 돈부리랑 하이볼이라는데, 돈부리가 무려 3,900원이란다. 1인분인 거 감안해도 무지하게 저렴하다. 이렇게 합리적이고 매력적인 가게 정말 드물다. 꼭 갈 거야, 기다려.
충남 천안시 동남구 청수5로 4 A동 1층 1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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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 조용히 몸풀러가는 😽
세라젬 웰카페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목 허리 손목이 늘 찌뿌둥하다. 마사지 받으러 가자니 사람 손길(?) 부담스러운 내향인에게 안마 카페를 추천한다. 홈케어 의료기기 기업 세라젬에서 내놓은 ‘세라젬 웰카페’가 천안에도 있다. 음료 값만 지불하면 고가의 안마의자를 다양하게 체험해볼 수 있다. 첫 방문시에는 체험만 해도 된다고 하니 참고. 다만, 주말 평균 30분 정도 대기해야 한다. 편하게 음료 마시면서 기다리기에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 상주하는 상담사가 기기 조작법 등을 설명한다. 그 이후부터는 알아서 즐기면 된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25로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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